사도광산 전시실, 반성은 없고 "한국인은 더러워" 비하와 조롱까지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를 두고 강제 노동이란 표현이 없는데도 우리 정부는 동의를 해줬고, 과거보다 진전됐다며 자부까지 했는데 우리 정부와 합의해 일본이 전시했다는 기록물을 자세히 살펴보니, 과거사에 대한 인정은 고사하고, 한국인에 대한 멸시와 비하 발언들이 담겨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일본의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를 한국이 동의하는 조건으로 설치한 전시관에는 번역 없이 일본어 원문으로 게시된 문서들이 보인다.
무슨 말인지 해석해봤더니 한국인은 특유의 불결한 악습이 있다, 본성이 둔하고 기능적 재능이 극히 낮다, 이런 식으로 끌려와 강제 노역에 처해졌던 조선인을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내용이다.
이런 문구가 별다른 설명도 없이 다른 전시물 사이에 슬그머니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의 모든 전시물은 한일 정부 간 협의를 거친 것, 즉 우리 정부가 허락한 것들이다.
'노동의 강제성'을 적시하라는 요구는 묵살당한 우리 정부가 자국민에 대한 비하와 조롱은 전시해도 된다고 합의해 준 셈이다.
일본의 현지 시의원조차 이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할 정도다.
[아라이 마리/사도시의회 의원]
"실은 여기에 전시되어야 할 서류는 따로 있습니다. (조선인 노동자들은) 계약이 끝났으니 돌아갈 수 있는 자유가 없었어요. 노예 상태나 다름없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외교부는 해당 구절이 "당시 조선인들의 가혹한 환경을 설명하는 말"이라고 해명했다.
외교부는 전시 관련 추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조차 안내판의 재질을 더 좋은 걸로 바꾸느냐 마느냐를 협의하는 것일 뿐, 정작 문제 있는 전시물의 내용을 수정하고 보완하는 건 앞으로도 불가능하다고 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다음 주 사도광산 전시물을 방문자가 더 많은 인근 시설로 옮기도록 요구할 방침이지만 일본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인데다, 이번에도 문제의 전시 내용에 대한 논의는 꺼내지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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